[기자수첩] 농협의 설립취지 목표 다시한번 상기해야
[기자수첩] 농협의 설립취지 목표 다시한번 상기해야
  • 이태호 기자
  • 승인 2019.09.30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하나로마트, 수입 농산물 판매는 적폐의 온상

최근 농협 하나로마트는 명절을 앞두고 수입축산물을 판매해 농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농협의 존재이유가 조합원들의 실익을 증진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이고 농민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증진을 위해 설립됐음에도 지난 7월부터 수입축산물 가공햄을 판매해 축산농가들의 공분을 샀다.

우리 농가가 생산한 농축산물의 판매는 설립 목표에 첫번째로 부합하는 것인데도 최근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축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조합원의 의사와는 분명히 상반되는 행위로 볼수있다.

농협은 농민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증진을 위해 설립됐으며, 농협 하나로마트는 국산 농축산물을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월 수입축산물을 판매하다가 한돈농가의 경고로 판매를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판매해서 벌어진 것이어서 축산농가들의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돼지고기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한돈가격의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ASF발생까지 겹쳐 그야말로 한돈농가의 시름은 날이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축산물 판매행위에 대해 축산관련단체들은 이러한 행위가 적폐의 온상이라고 규정하고 수입 농산물을 판매하는 단위 농축협 또는 점포에 대해서는 인사 불이익, 지원금 삭감 등 엄격한 징계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축산농가가 힘들여 키운 축산물을 제대로 팔기 위해 만든 농협일진대 농협은 팔라는 국산 축산물은 안팔고, 오로지 조직의 이익만을 위해 수입축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다시금 농협의 적폐청산없이는 우리 농업, 우리 농민이 제대로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각종 유통 체인의 범람 속에서 하나로마트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상품의 다양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품질이 우수한 국산 농산물 판매를 특화하는 것임을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농식품 산업은 서구화 된 식습관 등 소비자 기호 변화로 인한 소비 감소, 시장개방 확대에 따른 수입 농산물 범람으로 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올 초 월동채소를 시작으로 최근 양파, 마늘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격 폭락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단위 농축협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어 현장 농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은 농협이 농가소득 5천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구호 아래, 농가소득 증대와 농촌의 발전을 선도하겠다고 외치는만큼 우리나라 농민의 피땀 어린 자금을 발판삼아 외국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행위는 더이상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 경제지주 유통본부측은 지난 4월 전국의 지역 본부 및 시군지부에 ‘하나로마트 수입 농산물 취급금지 지도 및 현장점검 강화’ 권고문을 내렸지만 조직 특성상 이를 적발하더라도 경제지주 차원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앞으로 이에대한 문제점 해결을 위한 장치가 마련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