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유입 방지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기고]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유입 방지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9.06.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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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서도 ASF발생, 관련법규 정비 서둘러 마련해야
조진현 대한한돈협회 부장
건국대학교 겸임교수

국내 한돈 생산액은 연간 약 8조원으로 쌀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중 가장 높다. 도축, 유통, 가공 등 연관산업까지 포함한다면 연간 약 60조원이 넘는 국가 기반산업 중 하나이다.

이러한 한돈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미 세계 돼지생산과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식량 수급에 문제가 발생되고 있고 베트남과 캄보디아, 홍콩까지 ASF가 동남아 지역을 휩쓸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우리 코앞에 와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물 폐기물을 돼지에게 급여하는 것을 전면 중단하는 것이다.

중국 농업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ASF 발생농가 중 44%(49호)가 음식물 폐기물 급여 농가이다. 또 유럽식품안전청에서 발표한 러시아 사례에서도 음식물 폐기물 급여로 인한 발생원인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식품안전청 전문가는 공공연하게 우리나라에서 음식물 폐기물에 의해 ASF가 발생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미 가축전염병 발생과 전파를 막기 위해 15~20년 전부터 음식물 폐기물을 돼지에게 급여를 금지하고 있다. ASF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 음식물 폐기물 급여부터 중단하라는 것이 모든 전문가들의 동일한 답변이다.

그러나, 70조가 넘는 한돈과 연관산업이 위기에 놓인 지금에도 환경부는 전면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266호 음식물 폐기물 급여 농가 중 185호에 해당하는 직접 끓여서 먹이는 직접급여 방식만 중단하고, 81호에 해당하는 업체에서 끓여서 제공하는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직접 급여방식이건, 업체에서 끓여서 제공하든 음식물 폐기물을 사료관리법 기준인 80℃에서 30분간 끓이면 바이러스는 사멸된다. 그러나 한돈협회에서 올해 5월에 전수 조사를 실시해 본 결과 제대로 30분간 끓이는 농가는 거의 없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음식물 폐기물 급여 자체를 금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업체에서 끓여서 제공하는 경우는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그래야만 음식물 폐기물 처리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상황이다. 한돈협회는 ‘가축전염병이 발생하였거나 주변국에서 발생되어 발생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는 음식물 폐기물 급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음식물 폐기물 처리 문제가 발생되더라도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또 다른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허용된 유기질 비료에 음식물 폐기물 건조분말 첨가를 확대하거나 현재 30%까지만 허용된 바이오가스 시설에 음식물 폐기물이 더 많이 들어가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거나 하는 방안을 서로 논의해서 위기를 넘어가야 한다.

환경부가 음식물 폐기물 처리의 문제만 고집하다가 만약 ASF가 음식물 폐기물로 인해 발병한다면 환경부는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둘째, 공항과 항만에서 들어오는 불법 휴대 축산물을 금지해야 한다.

한돈농가들의 계속된 목소리가 반영되어 정부가 불법 휴대 축산물 과태료를 최고 1,000만원까지 상향 시켰다. 또 가장 중요한 1차 과태료가 기존 1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50배 대폭 강화되었다. 이제 세계 모든 여행사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에게 휴대축산물을 절대로 한국에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지난 5월 21일 JTBC 방송에서 대림동 중국인 거리에서 버졋이 팔고 있는 보따리상이 가지고 들어온 중국산 햄, 소시지, 육포를 고발했다. 정부는 일제 단속에 들어갔지만 수 많은 보따리상 들을 어떻게 다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셋째,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이다.

프랑스는 인근 벨기에에서 ASF가 터지자 국경 근처 수 킬로의 멧돼지를 소탕했다.

최근 이미 북한까지 ASF가 발생되어 방역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그렇다면 휴전선 근처의 멧돼지를 소탕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철조망이 없는 강이나 바다, 도로 인근의 돼지를 소탕해야 한다. 또 만약 국내 발생을 대비해서 전국 멧돼지의 개체수를 1/3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 멧돼지 개체수 조절은 환경부만 승인해 준다면 수렵인들의 단체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미 발병한 중국이나 북한, 동남아 국가들의 사육형태를 고려하였을 때 근절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빠른 시일 내에 백신이 개발되기를 기대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와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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