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역발상으로 복숭아 수확량 2배 올리다!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역발상으로 복숭아 수확량 2배 올리다!
  • 이상희 기자
  • 승인 2019.05.20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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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충원농원 이재권 대표
‘황도’와 ‘백도’를 초생재배하는 풍원농원. 이재권 대표가 전하는 핵심 기술은 위로 자라려는 나무의 성질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과, 웃자란 가지를 적절히 활용하기다.
‘황도’와 ‘백도’를 초생재배하는 풍원농원. 이재권 대표가 전하는 핵심 기술은 위로 자라려는 나무의 성질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과, 웃자란 가지를 적절히 활용하기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에서 1.6ha(5000평) 규모의 풍원농원은 최고 품질 과수농장만 지정되는 농촌진흥청 탑푸르트 시범 농가다. 풍원농원 이재권 대표는 백도, 황도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면 부인 홍승옥 씨는 가공 및 판매를 전담한다. 복숭아 영농교본에 따르면 웃자란 가지는 하계 전정의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도장지를 전부 베어내지 않고 일부 나둬 열매를 열리게 했다. 웃자란 가지를 전정하는 대신 수세 균형을 유지하는 수준으로만 보전하다보니 총 수확량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재권 대표는 웃자란 가지를 모두 제거하지 않고, 일부를 결과지(열매 맺는 가지)로 활용해 생산량을 최고 2배까지 늘린다.
이재권 대표는 웃자란 가지를 모두 제거하지 않고, 일부를 결과지(열매 맺는 가지)로 활용해 생산량을 최고 2배까지 늘린다.

 

열매 무게로 가지를 유인하다

이 대표는 가지의 자연스러운 유인을 고집한다. “억지로 붙들어 매놓으면 가지가 아래로 눕잖아요. 나무는 누우면 무조건 도장지가 발생하게 돼 있어요.” 저절로 발생한 도장지는 최대한 활용하되, 일부러 도장지를 유도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베어내기 아깝지만 유인이 필요한 도장지는 열매를 맺도록 놔둔다. 열매가 열리면 무게 때문에 가지가 처짐으로써, 저절로 유인이 되는 원리다. 또 새로 난 어린 가지(신초)는 맨 끝에 열린 열매 한 개를 놔두고 나머지는 다 적과한다. 그렇게 해야 가지가 충분히 성장하기 때문이다. 반면 어느 정도 성장한 가지를 적과할 때는, 가지를 사이에 두고 열매가 마주보며 어긋나게 열리도록 적과한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설장로에 위치한 풍원농원.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설장로에 위치한 풍원농원.

 

제초제 대신 초생재배… GAP 인증
풍원농원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초생재배를 하고 있다. 농기계가 다니는 길을 제외하고 나무 아래는 풀을 그대로 키운다. 여름에 수확 이후 낙엽이 지면,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둔다. 여기에 깻묵 찌꺼기로 만든유박 비료를 섞어 퇴비로 쓴다. 낙엽과 유박이 섞인 퇴비는 시간이 지나면서 토양에 스며들어 코팅 효과를 낸다. “비록 아버지께 땅을 물려받았지만, 이 땅은 저만 쓰는 게 아니잖아요. 다음 세대를 위해 제초제는 쓰지 않아요.”
토양에 대한 애정으로 지금까지 초생 재배만 고집하고 있는 이 대표다. 착색기를 제외하고는 필름류도 일절 쓰지 않았으나, 최근 부직포를 한 줄 깔았다. 예초 효과를 시험하기 위해서다. “방제는 이천시복숭아연구소(이천시농업기술센터 운영)에서 지도하는 대로 철저히 따라합니다. 방제 시기가 되면 매일 문자를 보내줘요.”

풍원농원은 또한 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지도하는 대로 교미교란제와 성 페로몬 트랩을 활용해 복숭아순나방과 복숭아심식나방을 방제한다. 나무에 예찰 카드를 설치 해놓고 매일 상태를 기록한다. 지금까지 센터 지도를 철저히 따른 결과, 별다른 병충해 피해는 없었다고 이 대표는 전한다. 한편 풍원농원은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을 받았으며, 저농약 농법을 적용하고 있다.

복숭아를 적과할 때는 가지를 중심으로 열매가 어긋나게 열리도록 번갈아 적과한다.
복숭아를 적과할 때는 가지를 중심으로 열매가 어긋나게 열리도록 번갈아 적과한다.

 

“복숭아 가공 한창… 판로가 관건”
체험농장으로 6차 산업 꿈꾸는 풍원농원

풍원농원은 단순 농사 외에 복숭아 가공식품도 제조하고 있다. 이재권 대표의 아내 정승옥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요 생산물은 복숭아 잼과 말랭이다. 특히잼은 설탕잼과 무설탕잼 두 가지로 만든다. 풍원농원 복숭아 가공식품은 이천로컬푸드 매장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 마장휴게소 등으로 납품되고 있다. “일단 시작은 했지만, 소규모 가공이라 판매가 쉽지만은 않아요. 초기에 비해 가공식품 판매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일단 가공식품의 판로는 확보했지만 판매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그래서 올 여름부터 체험 농장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수확 위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지만, 이제 사단법인 이천농촌나드리와 협업해 더욱 내실있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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