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플럼코트, 자두와 살구의 장점만 모았다!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플럼코트, 자두와 살구의 장점만 모았다!
  • 이상희 기자
  • 승인 2019.05.20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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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하모니농장 이완기 대표
‘하모니’ 품종 적과는 열매와 열매 간격이 8cm 정도 되게 한다. 이 품종은 다른 품종에 비해 결실률이 높고 병충해에 강하다.
‘하모니’ 품종 적과는 열매와 열매 간격이 8cm 정도 되게 한다. 이 품종은 다른 품종에 비해 결실률이 높고 병충해에 강하다.

하모니농장 이완기 대표는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다 30여년 전 나주로 귀농했다. 배 농사로 시작해 살구, 복숭아, 자두까지 다양한 농사를 지었다. 이 대표는 우연히 나주시의 플럼코트 지원공고를 접하며 작목을 전환한 뒤, 호텔 등에 납품하며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대학생 시식 평가, 플럼코트 1위
플럼코트 수확 첫해 맛을 본 이완기 대표는 그대로 반해 버렸다. 자두, 살구, 복숭아 농사를 해봤지만 플럼코트는 그때까지 맛본 과일 중 가장 맛있었다고 단언할 정도였다. “나주에 있는 동신대학교에 플럼코트와 살구, 자두, 복숭아를 가져가서 시식 행사를 했어요. 대학생 110명 중 87명이 ‘플럼코트’를 1위로 꼽더라고요. 그때 확신했죠.” 이 대표는 당시 대학생들에게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 과일을 표시하게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의 90%가 ‘플럼코트’를 꼽았다. 플럼코트가 젊은층 입맛을 사로잡을 거란 확신이 든 순간이었다. “남들은 저보고 미쳤다고 했어요. 비바람 부는 날엔 플럼코트가 떨어질까봐 열매에 우산을 받치고 기다릴 정도였으니까요.”
행여라도 잘못될까 밤낮으로 농장에 붙어산 것은 기본, 농촌진흥청에서 나눠준 플럼코트 재배 매뉴얼을 형광펜으로 밑줄을 쳐가며 읽고 또 읽었다. 살구나무를 수분수로 하면 된다기에 아무 품종이나 심었다가 결실이 지연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알고보니 플럼코트 품종별로 적합한 살구 수분수 품종이 따로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은 결국 헛되지 않았다. 지난해 호텔, 백화점 등에 납품한 플럼코트 1kg당 무려 1만원을 수취한 것이다. ‘핵과류(자두 살구 등)는 kg당 2000원만받아도 남는 장사’라는 말이 돌기도 한다는 걸 감안하면, 실로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플럼코트는 배수가 잘 되는 땅에 식재하고, 칼리 성분 비료는 지양해야 한다.
플럼코트는 배수가 잘 되는 땅에 식재하고, 칼리 성분 비료는 지양해야 한다.

6월 하순이 제철… 틈새시장 공략
이완기 대표가 플럼코트에 대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또다른 까닭은 수확기다. “아직까지는 6월 말에 출하되는 국산 햇과일이 없거든요.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거라 봤지요.” 핵과류 특성상 저장성은 약하지만, 고급 과일로 단기간에 시장 승부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럼코트는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페놀이 다른 과일에 비해 월등히 많다. “생산비 비중이 낮은 것도 플럼코트 장점이에요. 또 배 농사에 비해 일손이 훨씬 덜 드는 편이고요.” 이완기 대표의 경험에 따르면 플럼코트의 소득 대비 생산비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반면, 배의 소득 대비 생산비 비중은 30~40%, 복숭아는 10% 수준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플럼코트가 배, 복숭아에 비해 일손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플럼코트는 특히 지베렐린 처리나 봉지 씌우기 작업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나주플럼코트연구회 소속 농업인들은 호텔, 백화점 등에 플럼코트를 공동 출하하고 있다
나주플럼코트연구회 소속 농업인들은 호텔, 백화점 등에 플럼코트를 공동 출하하고 있다

 

플럼코트:살구나무=3:1로 심어야
플럼코트와 살구나무는 3:1 비율로 심어야 하는데, ‘하모니’와 ‘티파니’ 품종은 ‘초하’ 품종 살구나무를, ‘홍천간’ 품종은 ‘하코트’ 품종 살구나무를 심어야 한다. “플럼코트 품종별 개화기와 살구나무 품종별 개화기를 잘 맞춰야 해요.” 수분수와 플럼코트 간 재식 거리도 결실률에 영향을 미친다. ‘하모니’의 경우, 이 대표는 자연 풍화 수분과 함께 면봉으로 꽃가루 묻히는 작업을 병행한다. 보다 높은 결실률을 위해서다. “전정은 수시로 눈에 보이는 대로 하고, 방제는 세균성 병 위주로 합니다. ‘하모니’ 품종의 경우, 열매 맺히기 시작한 지 약 70일이 지나면 수확할 수 있어요.” 이완기 대표는 농약상에서 판매하는 포대 퇴비를 사서 쓰는데, 칼리 성분 퇴비는 지양한다. 칼리가 과다하면 플럼코트 꽃눈이 잘 안 생기기 때문이다. 전정은 눈에 보일 때마다 웃자란 가지(도장지) 위주로 실시한다. ‘하모니’ 품종은 다른 품종에 비해 병에 강하고 결실률이 좋은 편이라고 귀띔한다. “적과는 열매와 열매 간격이 8cm 정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하고요. 또 핵과류는 무엇보다 토양 배수가 중요합니다.” 핵과류인 플럼코트는 물빠짐이 좋은 땅에 심어야 한다. 과거 논이었던 밭에 심으면 위험하다. “플럼코트 재배하는 농가가 더욱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값이 떨어질까 봐 걱정되지 않느냐구요? 그보다는 플럼코트가 더 많이 알려져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물론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는 저장성이 낮고 아직 재배 기술도 일반화되지 않은 플럼코트가 지나치게 빨리 타지역에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완기 대표는 플럼코트의 매력, 그리고 시장성을 확신한다. 일단 보급되면 여성들, 그리고 젊은층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을 ‘신의 과일’이라고 이 대표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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