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허브 산업 활성화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허브 산업 활성화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 이상희 기자
  • 승인 2019.05.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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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원평허브농원 이종노 대표
원평허브농원의 이종노 대표는 지난 1997년 허브체험농장을 시작으로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허브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원평허브농원의 이종노 대표는 지난 1997년 허브체험농장을 시작으로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허브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90년대 당시 허브는 다소 생소한 작물이라 허브 관련 체험 공간 등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 대표는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며 도시민에게 허브 정원을 제공한다는 목적을 두고 원평허브농원을 설립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며 허브 붐이 일었다. 분위기에 따라 허브 전문 농가가 많이 생겼으나 이후 지속적인 소비가 이어지지 않아 농가가 급격히 감소했다. 원평허브농원은 체험형태의 농원이었기에이러한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운영이 가능했다.

허브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된 붐이라 금방 식어
허브가 몸에 좋다고 방송이 되며 가정에서 허브 키우기 붐이 일어난 이후 왜 빨리 식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이종노 대표는 허브는 실내에서 키우기 어렵다는 점을들었다.“허브가 잘 죽는다고 소문이 나서입니다. 허브는 실외에서 잘 크는 식물이에요. 허브는 햇빛이 많이 필요하고 물을 자주 주면 안 됩니다. 그러다보니 허브를 죽이게 되고 다시 사서 키우는 걸 반복하다 보면 실망하고 포기하게 되죠.” 실외에서 강한 생명력을 보여 쉽게 키우는 허브지만 정원에서 키우는 외국과 달리 실내에서 키우는 것이 일반적인 국내 환경에는 잘 맞지 않았던 것이다. 허브 활용 방법과 재배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우리나라에 없었던 식물, 매혹적인 향기를 가진 식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일어난 붐이라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허브 수요가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품종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다.
허브 수요가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품종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다.

실내용으로 육종하기에는 넘어야 할 것이 많다
허브는 실내용으로 키우기가 어렵다. 한 허브 전문가에게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허브는 무엇인가 물어봤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없다’고 답했을 정도다.
홍윤기 주무관은 “그나마 키우기 유리한 허브는 장미허브, 제라늄, 로즈마리 등이고, 대부분의 허브는 햇볕이 부족하고, 통풍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실내에서 장
기간 키우기 힘듭니다”고 말했다. 허브를 실내에서 키우기 위해서는 신품종 육종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허브는 다른 원예작물이나 식량작물에 비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허브시험장의 연구원도 5명 정도라 육종사업이 이루어지기가 힘들다. 미래에 허브 수요가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품종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으나 지금은 요원한 일이다.

식용 허브 수요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다.
식용 허브 수요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다.

허브 산업 촉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 적용 필요해
“이제는 허브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대부분이 손쉽게 허브를 일상생활에 적용 할 수 있는 문화적 붐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이용에 관한 홍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홍윤기 주무관의 지적에 이종노 대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농산품 가공물은 순전히 먹는 것이 중심입니다. 농산물 가공품은 생활의 전 범위에 적용돼야 해요. 주방세제, 비누, 화장품 등으로 만들 수 있고 체험도 가능합니다. 먹을거리 체험과는 다른 신선한 체험이죠.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갈 수도 있습니다.” 허브의 다양한 활용은 아직 갈 길이 먼 편이나 서구식 식단이 일상생활에 들어오며 신선허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식품으로의 수요는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허브를 활용하는 용도와 방법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 된다면 느리더라도 주변에서 허브를 쉽게 접할 수 있게되리라 본다.

허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허브를 자주 만날 필요가 있다.
허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허브를 자주 만날 필요가 있다.

허브 농사 시작하려면 판매처 확보부터
최근 아로마테라피가 유행하며 허브에 대한 관심도 같이 늘어나는 중이며 도시에서는 취미로 허브를 기르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과거 허브에 대해서
모르면서 호기심으로 접근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키우는 방법과 활용방법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 기반이 다져지는 중이다. 미래를 바라보고 허브 재배를 확대하거나 새로 시작하는 농가들이 있지만 아직은 허브 수요가 탄탄하지 않기에 경매 시장을 통한 출하는 약간만 늘어나기만 해도 가격 폭락을 부른다. 그래서 허브를 재배에 앞서 반드시 판로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허브는 다른 작물에 비해 재배가 비교적 쉬운 편이고 해외에는 다양한 허브 이용 방법과 가공방법이 개발되어 있기에 판로만 개척하면 재배와 활용은 어렵지 않은 편이다. 예전과 같은 허브 붐이 다시 올지는 전혀 모른다. 하지만 기초를 탄탄히 다지며 확장해 나간다면 허브 시장 확대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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