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귀농, 제 농사 시작보다 실전경험 쌓는 게 우선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귀농, 제 농사 시작보다 실전경험 쌓는 게 우선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9.01.21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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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농사로 귀농한 정창명 창녕군귀농인협의회 부회장
정창명 부회장은 가지 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기 전에 1년 간 월급을 받으며 형님 농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정창명 부회장은 가지 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기 전에 1년 간 월급을 받으며 형님 농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창녕은 군에서 정책적으로 귀농을 추진하는 곳이다. 지역 인구 정책과도 맞물려 각종 지원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1300여 명의 사람이 귀농했다. 창녕 인구의 2%라는 높은 수치일만큼 귀농인간의 정보교류도 활발하다. 창녕 귀농 농가 모임인 '창녕군귀농인협의회의' 정창명 부회장은 귀농인을 위한 상담과 함께 친목을 도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 부회장이 생산한 가지는 작목반을 통해 대구 매천 시장으로 출하된다.
정 부회장이 생산한 가지는 작목반을 통해 대구 매천 시장으로 출하된다.

“1~2년 농사를 지어보고 자신 있으면 뛰어들어라”
시골 생활이 아무리 드는 돈이 적다고 해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월 200만 원 정도는 벌 수 있어야 생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귀농하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수입일 것이다.
“귀농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곳을 방문하면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이 ‘돈 얼마나 버느냐?’입니다. 당연하겠죠. 저도 궁금해 했던 것인 걸요.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지만 저는 작물을 하나 정하고 전력투구하면 시설재배의 경우 평당 연매출 10만원 이상은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정 회장은 바로 땅을 사고 하우스를 지어 농사를 지으라고는 하지 않는다. “돈 안 되면 쪽박 차요. 농사는 수입이 불확실합니다. 귀농은 항상 바로 시작하지 말고 다른 곳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일해주고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시설 농사를 지어보려면 남지나 길곡 같은 대단위 시설 단지에서 하우스 한 동을 빌려 농사를 지어보고 자신 있을 때 농사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습니다.”
땅을 사고 시설을 지으면 빚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농사라도 잘되면 모르겠지만 잘 안 되면 빚을 더 내야 하기에 문제가 된다.
“저는 지나온 길이라 쉽게 이야기하지만 안 되는 것이 더 많습니다. 바로 시작하지 말고 최소한 토·일요일에 지자체에 물어보고 작물에 대해서 알아보고 소개를 받는 것부터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하우스를 짓기보다는 빌려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처음부터 하우스를 짓기보다는 빌려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먼저
아는 사람이 농업 쪽에서 일하고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모든 일은 장단점이 있는 법.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대신에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문제가 있을 때 모르는 사람에게는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데 아는 사람이면 넘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친구의 친구라서 믿었는데 사기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죠.”
그래서 정 부회장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이 먼저”라고 이야기한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거기에 가서 그곳에 맞는 작물을 선택하고 키우고 싶은 작물이 있으면 적합한 지역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요.”
정착했다면 다음은 판로다. 농사를 잘 지어도 판로가 없으면 문제가 생긴다. 물량이 충분하다면 경매 시장으로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 부회장의 경우에는 작목반이 있어서 다른 곳과 함께 대구 매천 시장에 전량 출하한다. “소규모로 할 때는 판로가 문제에요.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사람도 있는데 여러 품목을 하다 보니 일이 많아 결국 품목을 줄이더군요.”
물론 작목반이 없어도 여러 명이 한 품목으로 귀농해 운영할 수도 있다. 한 가구당 3300㎡(1000평)씩 5~6가구가 모이면 차량을 직접 운영하며 경매 시장에 출하할 수 있다.
정창명 부회장이 창녕에서 가구 농사를 짓기 시작한지 만 4년. 가지는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라 사람 한 명을 고용해 하우스 두 동에서 가지를 생산하고 있다. “인생 이모작”이라는 그의 말처럼 창녕군귀농인협의회에서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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