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3無 사과'로 연간 50t 직거래 한다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3無 사과'로 연간 50t 직거래 한다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9.01.07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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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월명산농원 김난환 대표
월명산농원 사과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크기가 다양하고 당도는 16Brix 정도다.
월명산농원 사과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크기가 다양하고 당도는 16Brix 정도다.

충남 부여군 내산면 금지리 해발 250m에 자리한 월명산농원은 10년 동안 사과 한 품목만을 재배한 농원이다. 공들여 키운 사과를 전부 직거래로 판매하기에 저온저장고는 필수다. 영하의 온도에서 저장된 과일은 이듬해 3~4월까지 총 50t이 판매된다.

수확된 사과는 영하 1℃에서 90일 이상 보관된다.
수확된 사과는 영하 1℃에서 90일 이상 보관된다.

저장과 에틸렌가스 관리가 사과 재배의 핵심

월명산농원은 부여군 중심에서 승용차로 40분 정도를 더 들어가야 한다. 상호처럼 산 깊은 곳에 있다. 홍로, 시나노스 위트, 부사를 재배하고 있는 월명산농원은 9월 홍로 수확을 시작으로, 12월이면 모든 수확을 마친다. 연간 20kg 상자로 2500상자를 수확하고 있는 월명산농원은 수확한 사과를 영하 1℃에서 90일 정도 보관한다. 정도에 따르자면 0℃에 보관해야 하지만 지역 기온을 고려했을 때 1℃가 적정 온도라고. 전량 판매될 때까지 사과 저장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저온저장고는 필수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또, 과일이 익으며 발생하는 에틸렌 가스는 자칫 조기과숙이나 부패를 일으키기도 한다. 멍든 사과가 검게 변색하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이 그 증상이다. 따라서 사과 재배에 있어 저장만큼 중요한 것이 에틸렌 가스 관리라고. 김 대표는 흡착제를 사용해 에틸렌 가스를 관리하고 있다.

월명산농원 사과는 과점이 많고 빨간색이 선명하다.
월명산농원 사과는 과점이 많고 빨간색이 선명하다.

3無, 착색제·비대제·제초제 안 써
올해 월명산농원의 작황은 좋았다. 저장고를 다 채우고도 남은 사과들이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저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과 껍질의 빨간 색은 선명하고 과점도 뚜렷하다. “과일 크기를 일부러 크게 하는 비대제, 착색제는 일체 사용하지 않아요. 제초제도 안 쓰고 대신 예초기를 사용합니다.” 인공 비대제를 안 쓰는 월명산농원의 사과 크기는 제각각이다. 소형부터 대형 과일까지 다양하다. 다만 색깔은 대체로 선명한데, 이는 연간 일조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여기에는 일조량을 늘려주는 반사필름도 도움이 된다. “과점이 많은 건 칼슘 제재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퇴비로 우분이나 돈분은 쓰지 않아요. 가축 항생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대신 석회질 비료를 3년에 1회 뿌려줍니다.” 월명산농원은 또한 바닷물을 퇴비로 사용한다. 이처럼 자연에 의존한 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해 친환경 저농약 인증을 받았다. “M-26 대목을 총 1600그루 심었어요. 한 그루당 열매가 400~500개씩 열리는데 솎아낼 때 250~300개만 남기고 다 적과합니다.” 또한 과수원을 조성할 때 밭 아래 유공관(150mm)을 설치했다. 이 때문에 월명산농원 밭은 한꺼번에 많은 비가 와도 배수 걱정은 없다. 최근에는 해충 포획기와 조류 퇴치기도 설치했다. 해충포획기는 빛의 파장으로 나방을 유인해 죽이는 원리다. 정부 보조와 자부담 각각 50% 조건으로 총 26대를 설치했다. 이 기계로 사과순나방과 담배가루이를 방제한다. 조류 퇴치기는 4분마다 1번씩 종이 울리도록 설정해 새를 쫓는 원리다.


 

70㎡ 면적의 저장고에 사과를 총 50t 보관할 수 있다.
70㎡ 면적의 저장고에 사과를 총 50t 보관할 수 있다.

껍질째 먹는 16Brix 사과
농장이 산 중턱에 위치해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도 좋아 사과 맛이 달다. 연도별 품종별 편차는 있지만, 부사를 기준으로 당도는 16Brix다. 크기는 다양하기 때문에 선물용, 가정용, 제수용 등으로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 “우리 사과는 껍질째 먹는 친환경 사과에요. 한 번 맛본 손님들이 맛있다며 재구매하고, 또 입소문을 타고 다른 손님이 구매하고. 그렇게 10년 동안 구매 고객들이 늘었어요.” 과거 부친께서 부여 내산면 최초로 사과 재배를 시작한 것이 월명산농원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김 대표는 전한다. “저농약 인증제 대신 GAP 인증을 받는다 해도 우리 농장은 제초제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 농사 하는 틈틈이 농원 홈페이지에 귀농일지와 농장 소식을 띄우는 김난환 대표. 향후 운영 포부를 말하는 김 대표의 얼굴이 사과의 속살처럼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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