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3대째 이어온 미나리 농사 "급식과 대형마트에 납품해요~"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3대째 이어온 미나리 농사 "급식과 대형마트에 납품해요~"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9.03.04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안성시 이정호 대표
3대째 미나리 재배를 이어오고 있다. 이정호 씨(오른쪽)와 그의 아버지 이종설 씨(왼쪽) 롯
3대째 미나리 재배를 이어오고 있다. 이정호 대표(오른쪽)와 그의 아버지 이종설 씨(왼쪽)

이정호 대표는 조부와 아버지 뒤를 이어 3대째 미나리 농사를 짓고 있다. 이 대표는 경기도 안성에서 12여 년 전부터 친환경 재배를 시작했다. 최근 국내 미나리 생산면적은 증가추세이지만 소비는 감소추세라 일반 판매로는 소득향상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친환경 급식, 대형마트 납품 등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미나리는 연작피해와 병충해가 적어 친환경 재배가 용이하다.
미나리는 연작피해와 병충해가 적어 친환경 재배가 용이하다.

3대 이어온 노하우 살려 친환경 급식과 대형마트 납품

이정호 대표의 미나리 농장은 밭에 물을 채워 재배하는 방식이라 염류집적이 적어 연작피해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미나리는 줄기로 번식하기 때문에 따로 파종하지 않아도 수확 후, 그 자리에 다시 자란다. 이러한 특징은 친환경으로 재배하기에 적당하다. 미나리 밭에 물을 많이 대면 거머리가 많아지는 단점이 있다. 이 대표는 미나리 성장에 적당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노하우라며 활짝 웃었다. 그 덕분인지 이 대표 농장의 미나리는 줄기가 통통하며 단맛이 난다. 국내 미나리 생산량 중 70%는 친환경 생산품이다. 따라서 단순히 친환경만으로는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이 대표는 미나리 소비패턴을 파악해 여름 소비 감소량을 '쌈미나리' 개발로 보완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학기 중에는 친환경 급식 남품을, 겨울에는 대형마트 납품을 하여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에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미나리를 납품하고 있다.
롯데마트에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미나리를 납품하고 있다.

대형마트 협력업체 제안서 제출과
상품 개발 등 판로 확보에 노력

이정호 대표는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 미나리라고 친환경 농산물로 판매하기를 고집하지 않는다. “친환경 농산물이 관행 농산물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조금은 포기할 부분도 필요합니다. 요즘은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가격을 받기가 힘듭니다. 어느 정도 단가가 맞으면 굳이 친환경 인증 농산물로 팔지 않아도 됩니다.” 현재 미나리를 납품하는 롯데마트에는 이정호 대표가 직접 협력업체 제안서를 제출하고 판로를 확보했다.
“제안서를 제출하면 담당자들이 다 봅니다. 하다못해 ‘미안합니다’라는 전화도 옵니다. 이제는 생산자가 직접 판로를 확보해야 살아남습니다.” 그가 5년 전 개발한 ‘쌈미나리’도 이렇게 판로를 만들었다. 제안서를 제출하고 쌈미나리를 보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든 바이어들이 새로운 상품에 관심이 높다. 그만큼 상품 개발도 해야 한다.

발이 많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토양의 수분을 유지하고 있다.
발이 많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토양의 수분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
이정호 대표는 앞으로 미나리 한 가지 작목만으로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2년 전부터 상추, 로메인, 참나물, 케일 등 다양한 쌈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관행농법으로 재배한 상추지만 롯데마트 납품으로 얻는 수익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또 엽채소 생산자 5명이 모여 초록채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함께 판매한다. 이 대표를 포함한 4명이 친환경 농가이지만 단가가 맞아 굳이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트에서도 더 좋아한다. “요즘은 대형마트도 생산자로부터 직접 납품받기를 선호합니다.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고령의 농민들은 새로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문을 두드리면 분명히 잡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