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해발 1000m 고지에서 키운 무농약 블루베리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해발 1000m 고지에서 키운 무농약 블루베리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9.04.22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김천시 대야농장 차윤득 대표
경북 김천시 부항면 대야농장에서 재배한 야생 블루베리.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자연 친화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경북 김천시 부항면 대야농장에서 재배한 야생 블루베리.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자연 친화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미국에 살던 차윤득 대표는 블루베리를 6년 동안 먹고, 쓰던 안경을 벗었다. 물, 공기, 땅이 오염되지 않은 김천에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야생 블루베리 재배에 성공했다.

대야농장은 구획별로 아리조나 동산, 악마동산 등 재미난 이름을 붙였다. 모노레일은 수확 및 체험 용도로 설치했다.
대야농장은 구획별로 아리조나 동산, 악마동산 등 재미난 이름을 붙였다. 모노레일은 수확 및 체험 용도로 설치했다.

3無 블루베리, 자연친화가 답!

경북 김천의 대야농장 차윤득 대표는 해발 1000m 야산에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다. 무농약으로 오로지 햇볕과 바람, 빗물로만 야생 블루베리를 키운다. "10여 년을 야생에서 견뎠다면 야생 식물로 분류해야 한다"는 생각인 차 대표는 '백두대간 야생 블루베리'란 상표를 달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현재 대야농장은 18ha(5만5000평)의 규모이다. 야생 블루베리 재배 사례 중 최대 규모에 속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블루베리 재배기술을 독학했다는 차 대표는 국내에 들어와 블루베리 재배지 선정에만 8년이 걸렸다. 제초제, 농약, 살충제. 이 세 가지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 차 대표의 원칙이다.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차 대표는 지대가 낮은 일부 과원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관수 시설도 설치하지 않았다고. 빗물만으로도 충분히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차 대표는 '자연친화영농'에 열심이다.

블루베리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산화 기능이 뛰어나 노화를 방지하고 시력 개선 효과가 있다.
블루베리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산화 기능이 뛰어나 노화를 방지하고 시력 개선 효과가 있다.

직접 만든 블루베리 식초의 ‘유기산’,
발사믹 식초보다 많아

유럽인들이 즐겨먹는 발사믹 식초는 국내에도 많이 수입되고 있는 이탈리아 특산품이다. 몸에 좋은 유기산이 다량 함유돼 노화 방지와 피부 미용 효과가 탁월하다. 그런데 차 대표가 직접 발효한 야생 블루베리 식초는, 성분 검사 결과 유기산 함유율(1.6%)이 발사믹 식초(0.8%)보다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만큼 몸에 더 이롭다. 블루베리 식초는 어떻게 만들까. ‘차윤득표’ 블루베리 식초는 연중 18℃를 유지하는 토굴에서 오랜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햇볕이 철저히 차단되는 토굴 안은 가장자리를 짚으로 감싸 습도를 60~65%로 조절한다. 식초 제조 환경은 너무 건조해도 안 되고 너무 습해도 안 된다. 짚이 천연 습기 조절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식초 표면에 초막이 하나도 없죠? 이렇게 돼야 제대로 만든 식초입니다. 아세토박터균(식초 생성균)이 풍부하다는 증거죠.” 뿐만 아니라 블루베리 발효액도 만든다. 발효액은 별도의 저장고에서 숙성되는데, 블루베리와 유기농 설탕을 각각 55:45 비율로 혼합해 90~100일 동안 발효한다. 사용하는 설탕은 유기농 인증제품이다. 인공 감미료가 아니라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천연 설탕이다.

차윤득 대표가 재배한 ‘백두대간 야생 블루베리’는 직거래 손님과 농장 수확 체험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차윤득 대표가 재배한 ‘백두대간 야생 블루베리’는 직거래 손님과 농장 수확 체험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체험 블루베리 체험 손님은 펜션 숙박이 무료

“지난해엔 블루베리 축제도 열었어요. 관공서 보조금 없이 사비를 들여서요.” 블루베리 따기 체험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다. 체험객은 카페와 펜션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00%천연 황토로 지은 펜션이라 향토미가 돋보인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두 가지가 바로 음식과 수면 아닙니까. 체험 손님들은 미리 예약하기만 하면, 방과 이불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방마다 샤워 공간이 있는 화장실이 있어 손님들이 대만족한다고. 또 찜질 전용으로 만든 방도 있어 겨울엔 인기 만점이다. 펜션 바로 앞엔 맑은 계곡이 흘러 듣는 귀도 즐겁다. “내가 기른 블루베리를 꾸준히 먹고 복부 비만이 해소됐다는 여성 분, 당뇨와 암이 완치됐다는 분,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뿌듯합니다.” 블루베리가 좋아 농사를 시작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블루베리로 효과를 보게 되어 만족한다고. 10여년 전, 야산에 블루베리를 심겠단 계획을 듣고 도청 관계자들이 찾아와 ‘안 될 게 뻔하다’고 뜯어말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성공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등 무수히 많은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수상에 연연치 않고, 더 많은 이들에게 자연친화 블루베리를 선보이겠다는목표가 차 대표의 영농 원동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