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전통 장의 차별화, 답은 기능성!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전통 장의 차별화, 답은 기능성!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9.04.22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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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청매촌 조명동 대표
청매촌은 전통장류를 생산하는 업체다.
청매촌은 전통장류를 생산하는 업체다.

제품 경쟁이 치열해 지며 기능성 식품이 뜨고 있다.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조금이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갖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나 전통식품 시장은 이제 단순하게 ‘전통’ 하나만 가지고는 힘들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혈당 조절이라는 기능성을 첨가해 차별화를 꾀하는 업체가 있다.

전통장은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당조고추장을 생산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전통장은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당조고추장을 생산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기능성'을 살리면 고추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

재래된장과 재래고추장은 단기간에 만들 수 없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야 완성된다. 때문에 홍보와 기타 전통 장류와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 조명동 대표의 고민이었다. 조 대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당조고추를 이용해 고추장에 기능성을 높였다. 매운 정도와 색이 적당했던 당조고추는 수율이 높아 기존보다 10~20% 정도 과피가 두껍고 단맛이 있었다. 처음 기능성 고추장을 출시했을 때 매출 2억원을 돌파했을 만큼, 시장성은 충분했다.

당조고추는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혈당을 낮춘다.
당조고추는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혈당을 낮춘다.

농부와 상인,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조 대표는 농사와 가공 모두를 직접했었지만, 두 가지를 모두 잘하기에는 무리를 느꼈다. 홍보로 자리를 비울 때면 농작물을 돌볼 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건강한농부영농조합법인을 통해 판로를 찾았다. “농사를 지으면서 판매·체험까지 잘할 수 있을까? 저는 그것이 힘들다고 봅니다. 한 곳에서 6차산업을 온전히 추진하려면 규모가 되어야 가능합니다. 규모가 되려면 인력도 더 필요하죠. 문제는 잘되면 좋은데 그러면 실패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한 농가가 농산물부터 생산해 가공 유통까지 다 하는 방식으로는 살아남는 곳이 별로 없을 겁니다. 조합 형태로 생산-가공-판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맞습니다. 농가가 다 하면 농가만 멍들어요. 한 번에 하더라도 1·2차나 2·3차 정도를 한 번에 하는 것이 한계예요.”

건강한농부영농조합에서 작물을 키우고 청매촌에서 가공·판매한다.
건강한농부영농조합에서 작물을 키우고 청매촌에서 가공·판매한다.

 

전통식품은 신용이 중요

된장은 1년에 한 번. 고추장은 1년에 네 번 담근다. 고추장은 재고를 남기지 않아야 하지만 또 재고가 없으면 단골이 다른 곳으로 간다. 특히나 전통식품은 소비자의 믿음이 중요하다.

“전통식품은 신용이 중요합니다. 품질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나가야 해요.” 품질 유지를 위해서 너무 잘 팔려도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전통장을 만드는 곳이 너무 갑작스런 인기에 물건을 재고가 없어 단골들이 떨어져 나간적도 있었고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 다른 곳에서 장을 사왔다가 망하기도 했다. 그래서 ‘신용’이 중요하다. “얼굴 있는 제품이어야 신뢰합니다. 생산자도 가공업자도 먹는 사람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죠.” 그래서 여기저기서 납품을 받는 것보다 생산자와 밀접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지 생산되는 농작물부터 장까지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일반 고춧가루는 중국에서 많이 들어옵니다. 고춧가루 판매도 해봤는데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농민을 못 믿는 사람도 있어요. 예전에 판매 행사를 할 때 들기름을 현장에서 바로 짜서 줬더니 더 많이 판 적도 있습니다. 거기서 착안해 앞으로는 현장에서 바로 고춧가루를 만들고 고추장도 직접 담아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계획 중이에요.”

식품은 다른 것에 비해서 믿음이 상당히 중요하다. 농산물이 얼굴과 전화번호를 걸고 판매하는 이유가 다른 것이 아니다.
6차 산업이 생산부터 가공까지 한 곳에서 진행하기때문에 생산과정을 볼 수 있어 신용을 얻는 것처럼 생산-가공-판매를 분리하려면 각각의 과정에서 신용을 얻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청매촌의 연간 생산량은 된장은 연간 8t, 고추장은 연간 2t이다. 된장은 재고를 유지하고 햇고추장은 생산하는 대로 팔아야 해 계획에 따라 생산한다. 올해 생산량은 10t이 계획이다.

“매출이 더 많아지면 판매 전문이 필요해요. 행사도 하면서 장을 만들려니 어렵더군요. 더 커지면 제품을 다른 곳에 납품해야 할 듯합니다.”

당조고추장은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먹어보고 블로그를 통해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설명했다. 직거래 행사와 로컬푸드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수요가 많아져도 전통 방법 그대로 만들어 생산 증가는 시간이 걸릴 거에요.”

기능성 작물을 생산하는 농가. 그 기능성 작물로 기능성 식품을 만드는 업체. 두 곳의 협력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생산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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