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맛이죠!"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맛이죠!"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9.04.08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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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군 강대훈 대표
‘씨 없는 수박’은 먹기도 편하고 당도도 높아 유통업계와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
‘씨 없는 수박’은 먹기도 편하고 당도도 높아 유통업계와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

씨 없는 수박, 망고 수박, 흑피 수박, 황피 수박 등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춰 날로 수박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앞서 말한 다양한 종류의 품종을 모두 재배하고 있는 강 대표. 일본에서 꽃가루를 수입해 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강 대표의 수박은 과육이 아삭하고 당도도 높아 소비자와 유통업계의 반응이 좋다고 말한다. 현재 강 대표는 한 작기 당 4700개 정도 수확하고 일 년이면 약 9600개 정도 수박을 생산하고 있다.

‘황피 수박’은 크기가 작고 색깔이 예뻐 선물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황피 수박’은 크기가 작고 색깔이 예뻐 선물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씨 없는 수박은 일본 수입 꽃가루로 수정
씨 없는 수박이 우리나라에 정착된 지는 10년 정도, 그동안 국내에서도 많은 개발이 있었지만 대부분 성과가 미미했다. 자가 수정을 하는 경우 착과 시기가 빠르고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수입 꽃가루 수정은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최근에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강대훈 대표는 수익성을 고려해 여전히 씨 없는 수박 재배를 이어오고 있다. 꽃가루 15mg으로 수박 30개 정도를 수정한다. 냉동포장돼 있는 꽃가루를 개봉하면 즉시 수정을 해줘야 하며 상온에서 개봉 후 1시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다. 다행히 지금 재배하고 있는 수박은 착과가 잘 됐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품종 찾아 평소 강대훈 대표는 함안 수박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품종을 찾아보고 있다. 예전에는 ‘망고수박’도 재배를 해서 대형마트에 납품하기도 했다. 다만 날씨에 따라서 맛이 많이 달라졌고 마트에서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생산하기가 힘들었다. 현재 함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30여 종의 수박 품종을 연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쓸만한 품종 1~2개 찾기가 매우 어렵지만 하우스를 빌려주는 등 강대훈 대표도 수박 품종 육성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 해 2번 정도는 토양을 채집해 군 농업기술센터와 도 농업기술원에 보내 토양의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한다. “내 땅이 어떤 상태인지 잘 알아야 대처할 수 있습니다.”

수박 꼭지를 제거하고 수확·유통할 경우 60%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수박 꼭지를 제거하고 수확·유통할 경우 60%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농민이 주관하는 ‘함안 수박축제’
봄이 짧아지고 여름은 빨리 찾아오는 느낌이다.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더위를 이기는 데 수박 화채만한 것이 또 있을까? 매년 개최되는 함안 수박축제에서는국내 최대 크기의 수박화채를 만나볼 수 있다. 한 번에 2000인분 화채를 하루에 2번, 총 150여개의 수박을 이용해 4000인분의 화채를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싱싱한 수박을 마음껏 시식할 수 있다. 수박축제는 함안수박생산자협의회로 구성된 수박축제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되며, 국내에 농민들 주관으로 진행되는 농산물 관련 축제는 함안군 수박축제가 유일하다. 강대훈 대표는 함안군 수박생산자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수박생산자협의회는 축제의 기획과 홍보, 농자재 공동구매, 정보 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이전에는 작목반 단위로 농자재를 구매했기 때문에 업체의 요구에 끌려가는 입장이었다. 반면 지금은 함안군 5개 읍면의 수박농가가 모여 합리적인 공동구매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16년에는 ‘함안수박산업특구’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꼭지 없는 수박’ 당도와 신선도, 영양소 모두 좋아 함안군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꼭지 없는 수박’을 출하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수박은 꼭지가 있어야 싱싱한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강대훈 대표는 모두 근거 없는 소리라고 단언한다. 또한, 경남농업기술원도 실험을 통해 꼭지가 있는 수박과 없는 수박의 경도, 당도, 영양소 등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밝혔었다. “수박 축제와 방송국 등을 통해 수박의 싱싱함과 꼭지는 상관없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죠. 덕분에 일손도 덜 들어갑니다.” 출하 시 ‘T’ 모양의 꼭지를 남기려면 수박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줄기를 모두 잘라야 했기 때문에 2번의 가위질이 필요했다. 지금도 2~3cm 정도의 꼭지는 남기지만 1번의 가위질로 수확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아졌다. 강대훈 씨는 소비자들이 이런 노력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축제 때 소비자들에게 나눠준 수박이 버려지는 모습이 가장 아쉽다고.  “내가 맛있는 수박을 생산하고, 소비자들도 적당한가격에 사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농민들이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함안은 겨울에도 가온 없이 수박을 수확한다.
함안은 겨울에도 가온 없이 수박을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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