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유럽의 조합이 부럽지 않도록, 광주시 화훼농가 손잡다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유럽의 조합이 부럽지 않도록, 광주시 화훼농가 손잡다
  • 이상희 기자
  • 승인 2019.03.25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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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향기농원 김생원 대표
김생원 대표는 광주 화훼 작목반을 운영할 당시 회원 간 교류도 점점 줄어들고, 함께 사업을 일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그가 사무국장을 맡으며 지난 4년간 광주시 퇴촌면 일대의 화훼농가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찾는 손님들도 많아졌고 지역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고 말한다.
김생원 대표는 광주 화훼 작목반을 운영할 당시 회원 간 교류도 점점 줄어들고, 함께 사업을 일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그가 사무국장을 맡으며 지난 4년간 광주시 퇴촌면 일대의 화훼농가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찾는 손님들도 많아졌고 지역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고 말한다.

 

성남에서 구두제조업을 하던 김생원 대표. 15여 년 전 귀농을 결심하면서 허브류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사업가 마인드가 있던 그는 농사도 선진적인 경영효율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5년 광주시에서 추진한 선진농업견학을 통해 유럽의 농업 현장을 둘러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향기농원은 경기 광주와 이천에 온실 6ha(2만평)에서 허브류를 생산하고 있다. 향기농원은 광주시 퇴촌면에 판매장을 두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있다.
향기농원은 경기 광주와 이천에 온실 6ha(2만평)에서 허브류를 생산하고 있다. 향기농원은 광주시 퇴촌면에 판매장을 두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있다.

 

무관심을 관심으로
화훼 농가를 하나로

김생원 대표는 광주시 화훼 작목반의 총무를 맡아 의욕적으로 일해 왔다. 그러나 광주시 화훼 농업의 발전 방향이 뚜렷하지 않고, 작목반 회원도 좋지 않은 상황을 겨우 버티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생원 대표는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마땅히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위기였어요. 작목반 농가를 보면 성장세가 보이지 않았죠. 그때부터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성남시 화훼영농조합법인을 보니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었죠. 이래선 안 되겠구나 결심했죠. 특히 유럽의 선진농업견학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됐죠. 농민들이 개개인 각자 농사를 하는 게 아니라 조합을 통해 공동 운영하는 게 특히 인상적이었죠. 우리도 저렇게 서로 힘을 합치면 지금 상황을 타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죠.”
김생원 대표는 그 후로 광주시 화훼작목반의 사무국장을 맡으며 지난 4년간 광주시 화훼영농조합법인을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다.

향기농원 판매장에는 퇴촌면을 찾은 손님이 구매할만한 허브, 다육식물, 꽃화분을 전시해놓고 있다. 경안천 생태공원을 찾은 관광객이나 퇴촌 토마토를 구입하러 온 손님이 꽃을 함께 사가는 경우가 늘면서 판매장을 운영하는 농원이 많아졌다.
향기농원 판매장에는 퇴촌면을 찾은 손님이 구매할만한 허브, 다육식물, 꽃화분을 전시해놓고 있다. 경안천 생태공원을 찾은 관광객이나 퇴촌 토마토를 구입하러 온 손님이 꽃을 함께 사가는 경우가 늘면서 판매장을 운영하는 농원이 많아졌다.

광주시 화훼영농조합법인
창립총회로 첫걸음

김생원 대표는 지난 3월 22일 광주시 화훼영농조합법인 창립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약 60여 농가가 참여하는 화훼영농조합법인은 이번 창립총회를 통해 광주시 화훼 농가를 하나로 묶어 앞으로 나아가는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김생원 대표는 경기 광주시의 도시농업 발전 발안의 일환으로 화훼 조합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작목반으론 그동안 활동에 제약이 많았습니다. 사업을 추진하기도 힘들었고요. 광주시 신동헌 시장님이 가진 도시농업 발전방안의 일환으로 우리 화훼 조합이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지난 1월 시장님과의 간담회를 통해 광주시 화훼 산업의 혁신에 큰 확신을 얻을 수 있었죠. 경기 광주시는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핵심도시로 발돋움 할 것입니다. 우리 화훼농가도 도시민이 꽃과 식물을 더욱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성장해나가야 합니다.”
광주시 화훼영농조합법인은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트랜드에 걸맞은 품종 개발, 공동 출하 등을 통해 광주시 화훼 산업의 앞날을 그려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광주시 화훼 농가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광주시 퇴촌면의 화훼 농가가 판매장을 만들고 고객과 직접 만나는 등 예전과 달리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퇴촌은 토마토 주산지이기도 하고, 화훼 농가가 많이 몰려있기도 합니다. 이번 화훼영농조합법인 창립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 화훼 농가의 소득을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지난 2011년 7월 곤지암천이 범람하면서 애써 일궈온 농원을 일순간에 잃어버린 시련을 겪었다. 그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겨우 일어설 수 있었던 김생원 대표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을 곱씹으며 힘을 내곤 한다.
지난 2011년 7월 곤지암천이 범람하면서 애써 일궈온 농원을 일순간에 잃어버린 시련을 겪었다. 그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겨우 일어설 수 있었던 김생원 대표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을 곱씹으며 힘을 내곤 한다.

자원봉사자로부터 희망 얻어
경기도전문농업경영인 선정

김생원 대표는 6ha(2만평) 규모의 온실에서 허브류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성공한 농가 대표가 됐다.  그러나 김생원 대표에게 이처럼 매번 좋은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7월 곤지암천이 범람하면서 당시 삶의 터전이었던 4천 평의 온실이 그대로 떠내려 가버린 것이다. “그때 좀 자리를 잡았다 싶을 때였어요. 귀농하고 허브 재배하면서 이제 수익 좀 나고, 농사를 좀 알겠다 싶었던 때였죠. 아직도 7월 6일 그날이 생생합니다. 잠잠하던 곤지암천이 순식간에 범람했어요. 눈앞에서 허브농장이 그대로 사라져버렸죠. 정말 눈물만 흘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런데 다음날부터 버스를 타고 단체로 자원봉사자 분들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 분들이 하나 둘 복구를 돕는데 저도 모르게 힘이 나더라고요. 그 분들이 ‘힘내세요’라고 했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부터 저도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작했어요. 아직도 힘들 때면 당시가 생각납니다. 못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 난리를 겪고도 여기까지 왔는데요. 앞으로도 우리 광주 화훼 농가와 손을 잡고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생원 대표는 광주화훼영농조합법인이 처음부터 거창하게 목표를 내세우진 않을 거라 말했다.
천천히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면서 성장한다면 유럽의 유명한 조합처럼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지 않겠냐며 웃음지었다.

향기농원은 딸 김미진씨가 운영하는 허브콜라보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다. 식용 허브와 데코용 꽃잎 등을 판매한다. 향기농원은 김생원 대표의 가족이 함께 꾸려가는 가족농으로 운영된다.
향기농원은 딸 김미진씨가 운영하는 허브콜라보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다. 식용 허브와 데코용 꽃잎 등을 판매한다. 향기농원은 김생원 대표의 가족이 함께 꾸려가는 가족농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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