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고당도 사과, 수형과 토질관리로 생산한다!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고당도 사과, 수형과 토질관리로 생산한다!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9.02.25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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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형 방추형 수형으로 생산성 높이고 옥가루로 토양 미네랄 보충해 고당도 사과 재배
미생물과 미네랄로 토양을 철저히 관리해 병충해를 예방하고 사과 품질을 높인다.
미생물과 미네랄로 토양을 철저히 관리해 병충해를 예방하고 사과 품질을 높인다.

 

경북 안동시에서 양지농원을 운영하는 임영식 대표는 귀농인이다. 임 대표는 귀농 후, 한국사과협회에 가입해 안동지회장을 역임했다. 양지농원의 면적은 8300㎡(2500평)이며 연간 사과 생산량은 36t이다. 임 대표는 “일본 아오모리 현에 있는 사과 농가에 견학을 간 적이 있습니다. 세형 방추형 수형으로 관리를 잘 해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제한된 면적에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세형 방추형이 가장 적절합니다”라며 양지농원의 핵심 비결을 소개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세형 방추형 수형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위로 갈수록 가늘고 긴 원뿔 모양을 말한다. 세평 방추형 수형은 사과가 붉게 잘 물드는 점과 정형과의 수확이 높아진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햇빛이 골고루 투광되기 때문에 사과 착색이 좋은 것이다.

통풍과 통광 환경이 열악할 때 발병률이 높아지는 갈색무늬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과 열매끼리 서로 붙지 않게 미리 적과해야 한다.
통풍과 통광 환경이 열악할 때 발병률이 높아지는 갈색무늬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과 열매끼리 서로 붙지 않게 미리 적과해야 한다.

 

강하고 굵은 곁가지는 제거해야
올바른 세형 방추형 수형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작업은, 지나치게 굵은 곁가지(측지)를 제거하는 작업이다. 세력이 강하고 굵은 가지는 주변 곁가지들의 꽃눈 형성을 방해해 오히려 생산성을 저해한다. “저희 과수원 나무들은 이미 다 자란 성목이 됐기 때문에 여름 전정보다 겨울 전정에 더욱 치중하는 편입니다.” 전정의 목적은 곁가지를 쳐내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정 전에는 나무의 높이와 간격, 수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남길 것’
과 ‘베어낼 것’을 구분해야 한다. 한편 사과나무에서 열매를 매다는 3년생 이상 가지를 ‘결과지’라고 하는데, 길이에 따라 단과지, 중과지, 장과지로 구분해서 부른다. 그중에서 단과지에 맺힌 꽃눈은
내년 수확을 위해 제거하고, 중간 길이 이상의 결과지에만 사과를 맺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정량보다 많이 맺힌 꽃눈을 제때 제거해야 적과 작업에 드는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다. 짧은 가지에 매달린 사과는 가치가 떨어지는 비상품 과일이 되기 쉽고 나무 수세를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경북 안동시 예안면에 위치한 양지농원(8300㎡). ‘후지’와 ‘미시마 후지’ 품종 사과를 재배해 연간 36t 수확한다.
경북 안동시 예안면에 위치한 양지농원(8300㎡). ‘후지’와 ‘미시마 후지’ 품종 사과를 재배해 연간 36t 수확한다.

 

서로 맞붙은 사과는 갈색무늬병에 취약
“최근 들어 가장 신경 쓰는 병충해는 노린재와 갈반병입니다. 특히 갈반병은 좁은 공간에서 맞붙어 열린 사과
에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사과의 갈색무늬병(갈반병)은 잎과 과실에 흑갈색의
원형 반점을 초래하는 병충해다. 곰팡이성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월동 후 이듬해 재발할 수 있어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 이미 병이 발생했다면 병든 낙엽을 모아 태워야 한다. 갈색무늬병은 나뭇가지 사이에 통풍과 통광이 원활히 되지 않거나 밭의 배수 상태가 원활하지 않으면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초가을에 비가 많이 와서 습도가 높을 때 주의해야 한다.
“봄철 인공 수분은 수작업과 기계작업을 둘 다 합니다. 꽃이 폈을 때 면봉으로 수분 작업을 하는데,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 꽃이 만개하면 ‘꽃잔치’를 사용해서 1시간 안에 작업을 마칩니다.” 그린피아산업이 출시한 ‘꽃잔치’는 SS기의 풍력을 이용한 고효율 화분 분사기다. 시간당 1ha(3000평)의 과수원에 인공 수분이 가능해, 개화기에 긴급히 인공수분을 해야 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는 설명이다.

임영식 씨(가운데)가 한국사과협회 회원들에게 세장 방추형 수형 유인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임영식 씨(가운데)가 한국사과협회 회원들에게 세장 방추형 수형 유인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옥가루로 토양 미네랄 보충
임 씨는 안동시농업기술센터에서 EM원액을 공급받아 토양을 관리한다. 또 울진군의 광업소에서 옥가루를 구입해, 매년 사과 수확 후 12월에 토양에 살포한다. 과수원 8300㎡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옥가루는 1.4t이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 농장의 ‘후지’사과 당도는 14Brix였고, 나무 한 그루당 250~300개를 수확했습니다.” 지난해 농장 수취 가격은 kg당 2200~2300원이었다. 일부 물량은 직거래하거나 대구경북능금농협에 출하하지만, 대부분 물량은 산지 수집상들에게 판매한다. 임 씨는 한국사과협회 안동지회장으로서 100명의 회원을 이끌며, 생산성이 높고 품질이 뛰어난 사과 주산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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