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순환농업의 필요성 /서울대학교 교수 김유용
경축순환농업의 필요성 /서울대학교 교수 김유용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5.07.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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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내 농산물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기존의 농업방법 중에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선 농약이나 화학비료 등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수확량은 떨어지지만,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먹거리를 선호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종농가와 축산 농가들은 서로 협력하여 농업을 영위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오히려 경종농가들은 축산 농가들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농축산물의 소비형태가 많이 변해서 축산물의 소비가 감소한다면 농산물 중에서 특히 원예작물 (마늘, 고추, 깻잎, 상추)들의 소비도 함께 감소하는 동반산업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현실이다. 그래서 경종농가들과 축산 농가들이 함께 발전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보니 생산 분야에서 가장 먼저 적용이 쉽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경종농업과 축산업이 결합된 경축순환농업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우선 국내 농축산업의 현실을 살펴보자. 양돈업을 비롯한 축산 농가들은 2012년부터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축산업에서 발생되는 모든 가축분뇨를 육상에서 처리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경종농가들도 값이 저렴한 중국산 농산물로 인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은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은 비싸지만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농산물들을 선호하는 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 경종농가들이 소비자들의 트랜드만 잘 읽으면 지속가능한 농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즉 지금까지 경종농가들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면서 매우 익숙한데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형태의 농업이므로 획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화학비료는 많은 무기영양소들 중에서 질소(N), 인산(P), 칼리(K)를 주로 공급하고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미량광물질들의 공급능력은 거의 없다. 만약 축산농가에서 생산된 가축분뇨를 경종농가들의 경작지에 토양의 특성과 토양중 무기영양소들의 함량을 고려하여 적절한 양을 경작지에 살포한다면 화학비료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농업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이미 필자는 경종농가와 축산농가가 잘 협력할 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꾸준히 제안해 왔다. 예를 들면 부숙이 잘 되어 냄새가 없는 축산분뇨를 논이나 밭에 살포한다면 토양의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200평당 10~30톤을 살포할 수 있다. 이때 축산 농가들은 톤당 5천 원 정도를 현금으로 경종농가에게 지급하면 경종농가들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절감되는 비용도 있고, 축산분뇨를 경작지에 뿌리면서 추가로 얻는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은 친환경농산물로 기존의 농산물보다 비싼 가격에 시판될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면에서 이익이 된다. 축산농가들은 어짜피 비용을 들여 축산분뇨를 처리해야 하므로 축산농가 인근에 있는 경종농가들의 경작지에 충분히 부숙된 축산분뇨를 살포하고 살포비를 현금으로 지급한다면 경종농가들과 축산농가들간의 친밀도도 높아지고 경제적으로 서로 이익이 되는 바람직한 상생방안이 될 것이다. 한-미, 한-EU FTA가 이미 실행되고 있는데 한-중 FTA가 이미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 우리나라 농축산업이 지속가능하며 경쟁력 있는 농축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함께 협력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현실화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종농업과 축산업은 서로가 적대시하거나 경쟁관계가 아니라 함께 협력할 때 서로에게 경제적 이익은 물론 우리나라 농축산업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내농축산물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란 것을 인식하며 이해의 차이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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