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으로 날개 단 연매출 160억 토마토 농장
스마트팜으로 날개 단 연매출 160억 토마토 농장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7.09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 부여군 우듬지영농조합법인
김호연 우듬지영농조합법인 대표

역대 장·차관부터 도지사, 군수까지 앞다투어 다녀간 농장이 있다. 한국 첨단 농업의 순례지라 할 수 있는 우듬지영농조합법인이다.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재배·유통하는 이 법인의 연매출은 160억 원. 그 비결은 남보다 앞선 첨단 스마트팜이다.

신선 농산물 수출 100억 불 시대를 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2020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스마트 원예단지. 충남 부여군에 들어설 이 시설은 규모 20ha에 달하는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다. 국비 외에 지방비, 업체 자부담까지 사업비 총 496억원이 투입되는 대단위 프로젝트다. 농식품부는 스마트 원예단지 입주 업체를 모집해 총 8개 농업법인과 2개 농가를 선정했다.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대량 재배하는 우듬지영농조합법인도 그 중 한 곳이다.
“스마트 원예단지 사업자에 선정되기 위해 일 년 동안 프레젠테

충남 부여군 규암면 우듬지영농조합법인 농장. 전국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 매장에 납품할 토마토, 방울토마토, 파프리카를 재배한다.

이션을 준비했습니다. 진심을 담아 가슴으로 발표했습니다.” 우듬지영농법인 김호연 대표의 선정 소감이다. 
2007년 방울토마토 재배를 시작한 김호연 대표는 지난해 새로 파프리카 온실을 완공했다. 놀랍게도 파프리카 온실을 설계한 사람은 다름 아닌 김호연 대표 자신이다. 선진 기술 습득을 위해 네덜란드 연수도 마다않고, 밤낮으로 원예 시설 기자재를 공부한 덕분이다.

 

파프리카 온실 직접 설계
시공 비용은 절반, 생산량은 2배로

파프리카 비닐 온실 2.3ha(7000평)을 짓는 데 든 돈은 46억 원이다. 투자비 중 토지 구입 비가 약 13억 원이고 나머지 돈은 종자와 시설 기자재 구입에 쓰였다. 양액 베드, 양액공급기, 스마트팜 복합 환경 제어시스템, 랙 & 피니언 방식 지붕개폐, 3중 스크린(커튼), 순환팬, 냉난방용 지열 히트펌프, 전자 선별기 등을 설치했다.
온실은 설계 단계부터 김호연 대표가 직접 나섰다. 파프리카 생산 최적화를 위한 ‘시설 마스터’를 자처한 셈이다. 온실 골조 파이프, 스크린 비닐업체 등 농자재 업체를 찾아 전국으로 발품을 팔았다. 시설을 완공하기까지 딱 8개월이 걸렸다. 시공업체에 맡기는 대신 시공업자를 ‘고용’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비용이 대폭 절감됐기 때문이다. 업체 설치 단가의 절반 수준으로 최적화된 온실을 지을 수 있었다. 온실 시공 잘 하기로 소문난 전문가들의 기술 덕분이었다.
“이곳은 실험 공간이 아닙니다. 환경 조건에 따른 작황을 실험하는 건 박사님들이 할 일이지요. 저희 농장은 고품질 농산물을 최적화된 환경에서 생산하는 곳입니다.”
스마트팜 구축에 필요한 기자재는 전부 국내 시설원예 업체인 우성하이텍 제품을 선택했다. 온실 지붕 개폐기부터 스마트팜 복합 환경 제어시스템, 양액공급기 등 모두 ㈜우성하이텍이 생산한 제품이다.  
“토마토를 예로 들게요. 다른 농가가 3.3㎡당 100~ 120kg를 수확할 때 우리 농장은 3.3㎡당 200kg를 수확합니다. 첨단 시설로 적정 광량 등 생육 조건을 철저히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파프리카도 마찬가지다. 하우스 높이를 6m로 설계하고 양액 베드는 지면에서 70cm 이상 떨어진 높이에 설치했다. 지면이 가까울수록 습기가 많아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수확 트랙터가 진출입하는 통로의 너비는 3.2m로 ‘좁게’ 설계했다. 일반 파프리카 온실의 경우 이 통로 너비가 4m인데, 이보다 좁게 한 이유는 통로 양 옆 베드에 파프리카 묘목 2그루씩 총 4그루를 더 심기 위해서다. 당장 내일만 바라본다면 ‘겨우 4그루 더 심은 게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년 치 생산량을 계산하면 어마어마한 양이라는 게 김호연 대표의 설명이다. 
“저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낭비를 줄이는 거지요. 최적 생산량을 위해 1mm의 오차도 생기지 않게 환경 설정을 정확히 했습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패스트푸드 매장에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납품하는 우듬지영농조합법인은 해당 품목 유통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농산물 산지 수집상으로 농업계에 발을 들인 이래, 오늘날 우듬지법인을 있게 한 김호연 대표.
“한국 농업에 자동 환경 제어 개념이 도입된 것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150년이 넘는 유리온실 역사와 30년 노하우의 자동 환경제어 기술을 갖춘 네덜란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요. 그러나 걸음마 단계라 해서 발전을 멈추면 안 됩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